[샘터찬물 496번째 편지]
주역, 인생은 미완성
다음으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꼬리를 적시고’, ‘이로울 바가 없으며’,
또 그렇기 때문에 ‘끝마치지 못한다’는 일련의 사실입니다.
나는 이 사실이 너무나 당연한 서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실수와 실수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그러한 실수가 있기에 그 실수를 거울삼아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요. 끝날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세상에 무엇하나 끝나는 것이라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이든 강물이든 생명이든
밤낮이든 무엇 하나 끝나는 것이 있을 리 없습니다. 마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64개의 괘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이 미완성의 괘를 배치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강의』 중에서
신영복 선생님의 이 글을 읽으며 이진관의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곡을 읊조려 봅니다.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불러야 해. 사람아 사람아 우린 모두 타향인걸.
외로운 가슴끼리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
요즘 주역을 다시 꺼내 읽으며 깨달은 것은 우리 모두는 각자의 여정을 만들고 있고
또한 자기만의 주역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 삶의 여정을 돌아봤을 때 가장 와 닿는 주역 구절을 말하라면 重水坎卦중수감괘입니다.
“習坎습감이라도 有孚維心유부유심이면 亨형하리라. 行有尙행유상이라.
구덩이(역경)에 거듭 빠지더라도 굳은 믿음이 있고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면 형통하리라.
행함에 숭상받음이 있으리라.”
인생을 살아가며 몇 번의 구덩이에 거듭 빠지고 그 속에서 갈 길을 헤맬 때
나를 올바로 세워주고 갈 길을 나침반처럼 가리켜 준 것이 주역이고 신영복 선생님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앞으로도 90리를 백 리 여정의 반으로 생각하고 유유왕有攸往(가고자 하는 바가 있음),
유부有孚(확고한 믿음이 있음), 정貞(꺾이지 않는 마음)한 삶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 더불어숲 나무 서기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