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6.
샘터찬물 편지-33 "대문을 열어 놓고 두레상을 둘러 앉아 한솥밥을 나누는 정경은 지금은 사라진 옛그림입니다 솥도 없고 아궁이도 없습니다 더구나 두레상이 없습니다 한솥밥은 되찾아야 할 삶의 근본입니다 평화는 밥을 고르게 나누어 먹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쌀을 고루 나누어 먹는 것이 평화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 처음처럼> 중에서 지난 주말에는 비를 기다리다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텃밭에 물을 여러번 주어가며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너른마당' 식구 몇몇이 모여 파전을 구워 막걸리 한 잔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 가면서, 거창한 지식으로 상대를 설득하는것 보다는
그냥 밥 한 그릇 나누며, 막걸리 한 잔 돌리며 마음을 서로 나누는 것이 훨씬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요즘 자주 느낍니다. 새 정권이 들어서서 예전에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작은 희망들을 가슴에 품어 봅니다. 시급 1만원이 법제화되어 '없이
사는 사람들'도 훨씬 더 편하게 서로에게 밥 한 그릇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남과 북이 개성공단을 하루라도 먼저 다시 문 열어 밥 한 그릇 함께 나누다 보면 이 땅에 평화가 깃드는 날도 꿈꿔 봅니다. 우리네 가슴에 두레상, 아궁이, 한솥밥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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