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04. 21. 샘터찬물 편지 - 25 아름다운 패배 “싸움이란 모두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싸움의 비극 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차라리 오늘은 비록 패배이지만 내일은 승리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패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패배는 어쩌면 모든 사람들의 승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패배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누구’와 싸울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상대로 싸울 것인가를 물었습니다. 당신은 싸움의 이유를 널리 천명해야 합니다. 우리들이 까맣게 잊고 있는 것들을 당신의 싸움은 드러내야 합니다. 당신의 싸움은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외롭지 않은 패배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기어코 승리하는 아름다운 패배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당신이 패배의 이야기가 아닌 승리의 이야기로 읽어 주리라 믿습니다.“ _신영복,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중에서 북핵문제 해법과 5월 대선전으로 화창한 봄날에도 우울해집니다. 상대방의 폭력에 대해, 더 큰 폭력으로 응징함으로써 패권을 잡는 것만이
최선책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상대방의 폭력에 보복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전쟁이란 있을 수 없기에 보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일의 승리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패배가 아닐런지요. 후보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온갖 인신공격성 비방을 함으로써 진흙탕 싸움판을
벌릴 수밖에 없는지 답답합니다. 상대방에게 비방할 것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저급하고 불순한 의도에
물들지 않아 비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 내는 외롭지 않은 패배가 아닐런지요. 국가나 개인을 막론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부끄러워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면 진선진미(盡善盡美)의 참된 세상을
열어 보인 그의 아름답고 너른 나무 그늘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겠지요. 그리하여 마침내 모든 사람들의
진정한 승리가 되는 인간적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