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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7. 04. 06. 샘터찬물 편지 - 232017-04-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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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4. 06. 샘터찬물 편지 - 23

 

봄볕 한 장 등에 지고

 

"창살 무늬진, 신문지 크기의 각진 봄볕 한 장 등에 지고 이윽고 앉아 있으면 봄은 흡사 정다운 어깨동무처럼 포근히 목을 두릅니다. 

문득, 난장촌초심 보득삼춘휘(難將寸草心 報得三春輝), '지극히 작은 자식의 마음으로 봄볕 같은 부모의 은혜를 갚기 어렵다'는 불우했던 맹교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봄볕뉘는 아무래도 어머님의 자애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99쪽.

 

 

미세먼지가 서울의 봄하늘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들로 산으로 손에 손잡고 많은 사람들이 봄나들이 갑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텔레비젼 뉴스에 집중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운명을 바꾸어놓은  세월호가  목포신항까지 옮겨져서 뭍으로 들어올려지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아이를 찾지못한 어머니는 날마다  바다로 나가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어서 엄마 품으로 돌아와라. 엄마 등에 업혀 집으로가자."

 

점점 각박해가는 세상 인심이지만 어머니 마음은 언제나 우리를 눈물짓게 합니다. 세월호 어머니의 마음에 우리의  봄볕 한 장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