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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7. 03. 16. 샘터찬물 편지 - 202017-03-1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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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3. 16. 샘터찬물 편지- 20

 

곤이부지자(困而不知者)

 

"우리를 절망케 하는 것은 거듭되는 곤경이 아니라

거듭거듭 곤경을 당하면서도 끝내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음입니다.

어리석음은 반복입니다.

그러나 거듭되는 곤경이 비록 우리들이 이룩해 놓은 달성(達成)을 무너뜨린다 하더라도 

다만 통절한 깨달음 하나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곤경은 결코 절망일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  그것은 새출발의 디딤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 신영복,《더불어숲》, 돌베개, 2015.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인용하여  '파면'을 선언하였습니다. 

정치란 평화와 소통과 변화의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것이 본령일진데, 오로지 통치권력의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때에는 '불의의 구조화'와 '폭력의 제도화'로 그 본령이 거세당하기 마련이지요.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와 같은 정치현실을 숱하게 겪어 왔지만 그로 부터 귀중한 교훈을 읽어 내지 못한 채 다시금  곤경에 처하곤 하였지요.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의 본령이 거세된  부정부패 정권의 민낯이 세세히 드러났지요. 

나아가 곤경을 겪고도 깨닫지 못하는 곤이부지(困而不知)의 사회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통절하게 깨달았습니다.

 

불의한 정치로 곳곳에서 힘겨웠지만,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은 뒤에 생겨난다는 

선생님 말씀대로 1000만 촛불 시민이 민주혁명의 대장정을 힘차게 이어 나갔고  민주주의 회복의 새로운 길이 생겨났습니다.

 

역사의 변곡점이 될 이 길에서 곤이지지(困而知之)의 교훈을 되새겨 봅니다. 잘못된 선거가 낳은 곤경을 디딤돌 삼아, 다가오는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사회변혁의 새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