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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7. 02. 16. 샘터찬물 편지 - 162017-02-1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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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2. 16. 샘터찬물 편지- 16

 

가위 바위 보

 

"어느 사회에나 대립과 갈등은 존재합니다만, 표출되는 방식이 감정적이고 극단적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저는 이 모든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신뢰하는 신뢰집단이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전 학교에 있지만 대학, 제도 정치권, 언론, 사법, 자본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가 낮습니다. 신뢰 집단이 없는 상태에서는 자기와 대립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야 자기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위, 바위, 보에서 가위와 바위밖에 없으면 바위를 차지하려고 극단적인 대결을 벌입니다. 보가 중간에 있어야죠. 신뢰 집단을 구성하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손잡고 더불어》 228-229면.

 

오래 집을 비웠다 돌아오니 세상은 더 어지럽고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조용히 선생님께 여쭈어보았지요. 십여 년 전에 하신 말씀이 지금 이 상황에도 유효합니다.

 

파도치는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기 보다는 자기가 지금 빠져있는 우물 자체를 조감하는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수평적 사유를 확장하기 보다는 그걸 수직화해서 깊이있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 선생님의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이라고 하십니다.

 

 " 그 시대를 정직하게 호흡하고,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 아닐까?" 

항상 하시던 말씀이 오늘은 더욱 깊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가슴에 두손을 얹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주먹을 쥐었다 펴보고 다시 주먹을 쥐었다 펴며 가위, 바위, 보를 차례로 만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