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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샘터찬물 편지 67번째(2018.02.17)/인동의 지혜2018-02-1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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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체온 외에는 온기 한 점 찾을 수 없는 독거는 그 추위가 더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난 가을이래 독거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태여 독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추위가 징역살이의 가장큰 어려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교도소의 겨울이 대단히 추운 것이긴 하지만  그대신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수만은 징역 선배들이 

수십 번의 겨울을 치르면서 발전시켜온 "인동의 지혜"  무의촌의 토방처럼 면면히 구전되어오고 있습니다.

이 숱한 지혜들에 접할 때 마다 그 긴 인고의 세월 속에서 시린 몸으로 체득한 그 지혜들의 무게와 그 무게 상징

하는 힘겨운 삶이 싱싱한 현재성을 띠고 우리들의 삶속에 뛰어 듭니다.

 

With no source of heat at all other than your own body, the solitary confinement cell is the coldest place 

in the prisonhouse. I have been staying there ever since last autumn. I do not strive too hard to keep 

away from it, because I do not regard the cold as the most dreadful thing for a prisoner.

The winter cold is very severe in prison indeed, but you can also find there a rich set of "anti-cold recipes" 

prepared by countless forerunners over a long period of time, just like the folk medicine in an old village 

without doctor. As I practice some of the recipes, I feel a weighty volume of wisdom entering my life with 

full relevance. Wisdom attained through ages and ages of shivering, whose volume testifies to so many 

painful lives. (tr. by Orun Kim) 

 

<엽서> 중에서

 

 

지구온난화가 무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겨울입니다. 간간이 겨울 속에 봄이 찾아 들었다 깜짝 놀라 물러나곤 하는 

보너스같은 따듯함이 있었는데 올해는 내리 가문 추위가 과히 동장군의 진면모를 제대로 드러낸 겨울입니다

길기도 하고 춥기도 한 겨울을 이기는 방법이 각자 다르지만 그래도 이 겨울 추위 이기는 제일은 찬 손끝에 남아 

있는 온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