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찬물 482번째 편지]
내 몸의 주권을 회복하는 일
저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다른 체제가 아닌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자본주의 상품 구조가 갖는 엄청난 규정력,
이게 얼마나 우리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느냐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는 어떠한 전망도,
어떠한 운동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반성과 더불어 우리의 사상을 튼튼하게 꾸려 나가려는 노력 없이는 과거의 답습은 물론
또 한 번 좌절을 겪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판단합니다. 민주화에 대한 것이든 우리 사회의 구조에 대한 것이든
어쨌건 철저한 반성이 없는 한 운동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353쪽.
『동의보감』은 430여 년 전에 나온 책입니다. 국보(319호)로도 지정되었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2009년)된 이 책의 서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지만, 최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도 눈여겨 볼 만한 구절이 있습니다.
“사람의 질병은 모두 조리(調理)와 섭생(攝生)의 잘못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수양(修養)을 우선으로 하고 약물은 그다음이어야 한다.” 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자본의 상품 구조가 도시를 넘어 시골 구석구석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수양을 우선으로 하고 약물은 그다음이어야 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 많은 사람이 약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배가 조금만 아파도, 기침이나 콧물이 나더라도
먼저 병원부터 찾습니다. 내 몸의 주권을 병원이나 약국에 맡기는 일들을 오늘도 무수히 겪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내 몸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관리를 스스로 해야 합니다.
동의학은 체험 의학입니다. 직접 실천하고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특히 몸에 붙여놓은 자신의 습관을 먼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습관에도 여럿 있습니다.
이른바 숨 쉬는 것에서부터 먹는 것, 잠자는 것, 싸는 것, 마음 씀씀이, 행동거지,
말버릇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내가 내 몸에 이들을 어떻게 붙이는가에 따라
내 몸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성현의 말씀으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자왈子曰 성상근야性相近也 습상원야習相遠也” (『논어』 양화편),
곧 “사람이 타고난 성품인 본성은 비슷하지만,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 따라 서로 멀어진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내 몸의 주권을 찾는 일은 딱 하나! 알게 모르게 붙인 내 몸의 습을 먼저 고쳐,
병원이나 약으로부터 멀어지는 일입니다.
- 이도환(더불어숲 영남지역작은숲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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