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찬물 474번째 편지]
봄의 길목에서, ‘평화의 춤’을 꿈꾸며
새 학기 준비를 위한 2박 3일간의 학교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이번 연수 프로그램 중에는 조금 특별한 '춤 연수'가 포함되어 있었지요.
처음 소식을 접한 동료 교사들은 "춤이라니?" 하며 못내 당혹스러워했습니다.
하지만 연수를 마칠 때쯤엔 모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고,
하나같이 "정말 참 좋았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춤의 학교' 최보결 선생님의 인도로 진행된 연수 중, 저는 특히 동료들과 둥글게 원을 그리며
'평화의 춤'을 출 때가 가장 좋았습니다. 손에 손을 맞잡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니,
신영복 선생님의 《더불어숲》 튀르키예 편에 나오는 '사마(Sema) 춤'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쇠귀 선생님께서는 사마 춤을 이렇게 설명하셨지요.
"사마 춤은 단소와 북장단에 맞춰 한 손은 하늘을 향하고 다른 한 손은 땅을 향한 채 회전[自轉]하면서
원운동[公轉]을 하는 매우 단순한 춤입니다. …
이러한 구성은 개인과 전체의 관계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소박한 민중적 정서와
가시적인 틀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의 중심이면서
동시에 더 큰 원의 호(弧)를 긋고 있는 통합과 조화의 형식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춤이 홀로 도달하는 고독한 무아(無我)의 경지도,
열광하는 전체 속에 개인이 매몰되어 버리는 도취와도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사마 춤은 높은 수준의 일체감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확장'을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다르다는 것이지요.
즐겁게 춤을 추고 난 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올해는 우리 '더불어숲' 식구들도 한데 모여
여럿이 함께 ‘춤’을 춰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지요.
"춤추는 동안 나는 심판할 수 없고, 미워할 수 없으며, 삶과 분리될 수 없다.
나는 오직 기쁘고 온전할 수 있을 뿐이다."라는 파울로 코엘료의 말을 믿습니다.
평화롭게 춤추던 그 몸과 마음에서 미움과 폭력의 감정이 깃들 자리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 봄의 길목에서 세상의 모든 폭력과 전쟁은 봄눈 녹듯 사라지고,
우리가 서 있는 곳마다 평화의 춤이 봄꽃처럼 흐드러지길 간절히 꿈꿔봅니다.
혹시라도 소식지에 ‘춤추자’는 번개가 올라오거든, 가벼운 마음과 편안한 옷차림으로 함께 모여보아요.
- 더불어숲 회원 배기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