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찬물 469번째 편지]
첫 대화
나는 어린이들의 세계에 들어가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중요한 것은 ‘첫 대화’를 무사히 마치는 일이다.
화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서로의 거리를 때에 따라서는 몇 년씩이나 당겨주는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나는 반드시 대답을 필요로 하는 질문을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놀림의 느낌이 전혀 없는 질문을 궁리하여 말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청구회 추억」 중에서
겨울방학 전 일입니다. 수업하기 전 아침에 몇몇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을 달리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을 때입니다.
아침 달리기를 하다가 트랙 바깥 얼음에서 딴짓하는 아이들을 보고는 말했습니다.
"뛰지 않고 뭐하니?"
한 아이가 화들짝 대답했습니다.
"얘네가 얼음 깨고 있어요. 전 안 깼어요."
아이들을 뒤로하고 달리면서 생각합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자신은 쏙 빠지고 고자질한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하나?
세 아이 모두에게 어떤 말을 할까?
결국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와~ 얼음이 얼었구나!"라고 그들의 관심에 공명하지 못했을까?
아이는 고자질을 통해 훈계조의 제 대화법에 문제가 있었음을 꾸짖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그 관계를 생각하고, 준비하신 신선생님의 사람에 대한 태도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그 시선에 맞춰 대화하려는 자세를 다짐하게 되는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 더불어숲 서여회 회원 김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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