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07. 21. 샘터찬물 편지-38 몸 움직여 "몸을 움직여 사는 사람은 쓰임새가 헤픈 반면에, 돈을 움직여 사는 사람은 쓰임새가 여물다고 합니다. 그러나 헤프다는 사실 속에는 헤플 수밖에 없는 대단히 중요한 까닭이 있습니다. 첫째, 노동에 대한 신뢰입니다. 일해서 벌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인간관계입니다. 노동은 대개 여럿이 함께하는 것이어서 인간관계가 끈끈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일하고 더불어 써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몸 움직여 사는 사람이 헤프다는 것은 이를테면 구두가 발보다 조금 크다는 합리적인 필요 그 자체일 뿐 결코 인격적 결함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헤프다는 것은 스스로의 역량을 신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극히 인간적인 품성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처럼> 중에서 더운 여름날 동료들과 친구들과 시원한 치맥 한 잔 하고픈 '헤픈' 사람들에겐 자기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좋은 얘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사람의 행동에는 이유 없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행동 저변의 이유를 알아내는 노력이 타인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겠지요
폭염 속 지친 마음 '헤픈' 웃음 나누며 함께 이겨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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