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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샘터찬물 448번째 편지] 화이부동(和而不同) 2025.08.142025-08-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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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찬물 448번째 편지]

                                                화이부동(和而不同)

 

논어의 이 화동론(和同論)

근대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가장 명료하게 드러내는 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용과 공존의 논리입니다.

반면에 동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인 가치만을 용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배와 흡수합병의 논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와 동은 철저하게 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의 의미는 군자는 자기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타자를 지배하거나 자기와 동일한 것으로 흡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반대로 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不和)’의 의미는 소인은 타자를 용납하지 않으며

지배하고 흡수하여 동화한다는 의미로 읽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화의 논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논리이면서 나아가 공존과 평화의 원리입니다. 그에 비하여 동의 논리는

지배, 흡수, 합병의 논리입니다.

 

                                                                 -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중에서 -

 

 

우리 부모님 세대는 눈앞에서 소중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을 직접 겪은 사람들입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살 수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다른 건 틀린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권력과 같은 편이 아니라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공포와 생존의 본능을 날카롭게 켜 놓고 살던 분들입니다.

다름에 대한 그분들의 혐오 속에는 같음()을 강제당했던 두려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국민주권 정부가 들어서고 비정상이 정상화되어 가는 과정입니다. 이제 우리는 동행(同行)

길로 가야 합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존과 평화의 길입니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도, 출신 지역이 다른 사람들도,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들도 함께 포용하고 가는

길입니다. 조롱과 혐오의 놀이에 심취한 우리 젊은 친구들도 함께 가다 보면 반드시 길은

생길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 더불어숲 회원 김한식